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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포용(包容)에 대하여: 조직의 건강한 '번영'에 있어서의 선행조건

동그란 돌멩이 2024. 7. 9. 17:38
 
리더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구성원의 소속 욕구' vs '고유한 자아를 유지하려는 내적 경향'의 충돌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포용(包容 , inclusiveness)은 어느 나라에든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가치이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 이를 단순히 추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을 뿐, 그 용어가 지니고 있는 궁극적인 함의에 대해서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답하지 못하였다. 가장 큰 이유는 포용적 리더십의 이론적 토대에서 나아가 실제 일터 현장에서의 청사진을 그려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관심이 가고, 꽤뚫어보고 싶었던 주제이다.


조직의 건강한 '번영'에 있어서의 선행조건에 대해 고민하다.
포용적 리더십이 전제하는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감'

오늘날 조직 속에서 개인 및 집단 간의 갈등 해소와 화합을 위한 문화적 차원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때 조직의 건강한 '번영'을 이끌어 내는 리더의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로 조직 구성원들의 다양성에 대한 지지와 신념이 강조된다. 즉, 구성원의 차이와 개개인의 관계를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방법론이 리더십에서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고려되는 것이 바로 '포용적 리더십', 즉 리더의 '포용적 행동'이다.  포용적 리더십은 ‘사람들에 대하여 일방향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하는 상호관계 속에서 영향력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포용적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이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게 하게끔 돕고, 조직 내 한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갖도록 한다.


'고유함'과 '소속감'이라는 대비되는 욕구 사이의 균형에 대해 고민하다.
 그리고 그 균형은 곧 심리적 안정감과 직결된다.
- Edmondson의 의료팀 연구사례를 중심으로 -

조직에 소속된 개인은, 다시 말해 소속감을 충분히 느끼고 있는 개인은 자신을 둘러싸는 구성원으로부터 얻는 충성, 협력, 신뢰를 통해 안정감의 향상을 경험한다. 하지만 자신이 다른 조직구성원과 과도하게 비슷하다고 인식할 경우 오히려 고유함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는 위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역으로 개별 구성원의 고유성이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조직의 공통적인 문화, 특성, 목적, 사명이 변질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

  Edmondson의 의료팀 연구사례를 돌아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 교수가 그의 박사과정 1학년 시절, 병원조직 의료과실을 기 위한 조직 개발 기법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연구 진행 결과, 초기 가설과는 달리 훌륭한 팀워크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진 팀이 오히려 집도과정의 실수 빈도가 높게 관측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은 스스로 저지른 실수를 기꺼이 보고할 수 있습니까?”

연구결과의 이면에 숨겨져있던 사실은 다음과 같다. 팀워크가 좋은 팀은 적극적으로 의료과실을 상사에게 노출하고, 그에 대해 자유로이 토의하며 대책을 논의했던 것이다. 그래서 관측된 의료과실이 많은 것으로 보인것이었다. 반면에 팀워크가 나쁜 팀은 오로지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바빴고, 혹시 과실에 대해 서로 모른 척하며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했다. 이 팀이 의료과실이 적은 이유는 과실 자체가 없어서가 아니라, 발생한 과실을 상사의 눈치를 보며 숨겼기 때문이다.

  과연 궁극적으로 '좋은 조직'이란 무엇가? 문제가 전혀 없는 조직을 좋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문제가 없는 조직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또한 문제가 없는 조직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도 개척하기 위해, 시간을 더욱 단축시키기 위해, 원가 대폭 낮추기 위해 필연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고,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데 어찌 문제가 없을 수 있는가?

윤리적인 조직도 마찬가지다. 윤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조직이 있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화를 내기도 하고, 거칠게 말하기도 하고 또 사적인 이익을 챙기고 싶은 유혹을 받기도 한다. 좋은 조직은 문제가 없는 조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조직이다. 좋은 조직에는 어쩜 문제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추지 않고, 서로 지혜를 모아 해결하는 조직이 좋은 조직인 것이다. 문제는 작을 때 해결하기 쉽고, 조기에 발견되어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가 있다.

 

 

조직의 문제는 '암'과 같다. 초기에는 매우 작아 보이고, 작은 문제이니 모른 척해도 표시가 안 날 수 있다. 그래서 넘어가면 문제가 잠복된다. 그런데 대체로 잠복된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기 마련이며, 누적되고 확산되어 극복할 수 없는 큰 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때 조직의 존립이 흔들리며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문제는 은연중에 조직에서는 문제를 죄악시하고 문제를 야기한 사람을 죄인으로 취급하는것 이다. 직면한 문제에 대한 민첩한 반응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여야 하는 오늘날 이러한 조직 속 현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 문제가 조기에 발견되게끔 하기 위해선, 당연하게도 소통이 잘 돼야 한다.


'그럼 소통은 어떨 때 잘 되는 것인가?'

이에 대한 돌파구로서, 필자는 개별 구성원이 고유함과 소속감이라는 대비되는 욕구 사이에서 적정 수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 이를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실수나 약점, 솔직한 생각 같은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어도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구성원 개개인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의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오늘날 구성원들의 리텐션이 강조되고 있는 풍토에서 조직의 대리자에 속하는 리더와 양질의 관계를 구축하고, 자신이 조직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리더의 '포용적 리더십'은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